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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

도다이지(とうだいじ) 다녀왔습니다.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하다. 아침에 아버지한테 걸려온 전화너머엔 빗소리도 같이 들을 수 있을만큼 한국도 비오는 날씨가 이어지나보다. 어제 하루 종일 집에서 일만 해서 인지 오늘은 그냥 어디로든 나서고 싶었다. 우중충한 날씨가 잠시나마 머뭇거리게 했으나 목적지를 도다이지로 정한 순간부턴 비 오는 분위기를 보여줄 사슴공원이 떠올랐고 오히려 좋아 자자 출발하자구. 3단 우산 하나 가방에 우겨넣고 교토역으로 향했다. 잠시나마 복잡한 기차 말고 버스를 탈까 하다가... 참았다.. 1시간은 못버팀... 아니 안버팀 ㅋㅋ (딱히 기차가 복잡하지도 않다. 교토역에서 나라역까지 30분이면 간다.) 기차타고 가다가 발견한 무지개 졸다가 발견해서 정신없이 찍느라 초점도 안맞네... 나라역에 도착하고나서부터는 비걱정은 안해..

일본 음식이 점점 물리기 시작한다.

나는 전주에서 나고 대부분을 전주에서 자랐다. 요즘이야 전국 어디든 맛집은 있기 마련이고 전라도 내에서도 맛없는 집은 널렸지만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맛의 '평균치'는 높다는 점이다. 당장 전라도 사람이 다른 지방을 가면 음식으로 만족감을 얻기가 굉장히 힘들다. 맛이 있고 없고는 둘째치고 가장 큰 이유는 '간'이다. 아무리 맛있어도 간이 약하면 전라도 사람들은 힘들어한다. 그래서 간혹 타지에서 온 지인을 나름 전주의 맛집이라고 데려가면 음식이 짜다는 소릴 곧잘 듣는다. 이 이야기를 왜 꺼내냐면.. 일본 음식이 대부분 짜기 때문이다. 전라도 사람인 내가 짜게 느낄 정도면 한국인의 대부분은 짜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내가 자주 가는 교토의 한 라멘집 사장님도 똑같은 소릴 한다. '한국 분들이 ..

나는 여기서 뭘 하고있나

이번에 일본에 올 땐 제법 목적이 명확했다. 나의 목적은 관광이나 여행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학연수도 아니었다. 그저 친누나의 말 벗을 해주면서 여자 홀로 타국에서 사는 두려움에 대비한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이었다. 그런데 그게 단 2주 만에 어그러졌다. 긴급한 사정이 생긴 누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고 나는 선택해야만 했다. 같이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뻐길 것인가. 당시에 내린 결정의 난이도는 무척 쉬웠다. 일단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신분과 생활 여건이 갖춰진 상태였고, 심지어 모든 제반 조건이 내 지갑에서 나간 것도 아니었기에 앞으로의 유지비만 감당하면 될 터 소속감을 가지고 하루빨리 돌아가야 할 숙명을 지닌 회사원도 아니고 교토의 이름 모를 아파트의 방구석에서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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