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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여행일지 5 (삿포로 신궁, 삿포로 팩토리, 풍월)

앞선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삿포로는 동이 굉장히 빨리 튼다. 그 덕에 나의 바이오리듬은 한국에서의 올빼미 습성을 넘어서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자는 지경에 이르렀다. 11시에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켜고 영상을 조금만 보면 새벽 1시는 우습게 넘기고 깊게 잠들지 못한 채 잠깐 졸다가 일어나면 시계는 새벽인데 바깥 풍경은 이미 아침이다.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게 하도 억울해서 다시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을 포기하고 체념하는 기분으로 저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삿포로는 그런 동네였다. 그렇게 아침이 돼서야 잠이 들고 평소같이 점심시간 즈음에 밖을 나서니 비록 사진은 우중충하게 찍혔지만 중간중간 파란 하늘이 섞여있는 좋은 날씨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삿포로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삿포로 팩토..

홋카이도여행일지 4 (스스키노 지하상점, 삿포로 TV타워, 토구찌 라멘야)

이 날도 여지없이 해가 중천인 점심시간에 아파트를 나섰다. 사실 눈은 일찍 떴는데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나오는 해외여행에선 좀처럼 부릴 수 없는 사치스러운 행동 덕에 더 늦은 것도 있다. 전날부터 비가 오고 말고를 반복했었는데 이 날은 다행히 평소보다 구름이 조금 많이 끼었을 뿐 날씨 자체는 굉장히 화창했다. 딱히 목적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가볍게 마실 나가는 느낌으로 점심을 먹기 위해 나왔다. 장기 여행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는데 몸이 피곤한 것을 무시하다 보면 결국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초에 피곤할 것 같으면 적당한 템포로 쉬어주는 것이 여행을 더 알차게 즐기게 해 준다. 이 날이 딱 그런 날이었다. 생각보다 몸은 무거웠고, 멀리 나가면 후회할 것 같은 그런 날. 내가 일주일 ..

홋카이도여행일지 3 (Ario, 삿포로 맥주 박물관)

홋카이도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새벽 3시 반만 되면 해가 뜨기 시작해서 새벽 4시면 아침이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잠을 생각보다 오래 못 자는데 올빼미 기질을 타고 난 나라서 아무리 일정이 빡세도 밤 12시 넘어서야 잠이 들고 날이 밝아서 일어나면 새벽 4~5시. 그리고 화장실 한 번 다녀오고 다시 자려고 하면 또 뒤척이느라 아침 6시쯤 잠에 다시들고 알람 없이 일어나면 점심이다. 홋카이도 여행을 정리한 사진첩을 보면 대부분 점심시간 직전에 그날의 일정이 시작된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도 점심부터 시작한다.. 아마도 홋카이도 편은 대부분 그럴 듯.. 하하 삿포로에 와서 처음으로 우중충한 날씨를 봤다. 사실 본격적인 일본여행을 시작한 이래로 날씨 운이 상당히 잘 따랐기 때문에 비 오는 날씨가 생각보다 더 익..

홋카이도여행일지 2 (홋카이도 대학교, 스스키노)

삿포로의 첫 아침은 2주가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로 강렬했다. 미세먼지라고는 1도 없을 것 같은 깨끗한 시야의 맑고 청명한 하늘. 그리고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7월의 여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초가을 기온의 기분 좋은 서늘함이었다. 모처럼 늦잠을 실컷 자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이 날이 아마 한국에서는 장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인들에게 연락하면 하나같이 비 때문에 나가기가 싫다고 아우성이었던 시기로 기억한다. 나는 뭔가 이득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래서 더울 때 추운 곳으로 해외여행 가나 봐... 나의 홋카이도 여행의 첫 행선지는 정말 아무도 시도 안 해봤을 것 같은 '홋카이도 대학'이다. 일본의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홋카이도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하였으며 해마다 연구성과는 .... 은..

홋카이도여행일지 1 (젯스타, 나리타 ~ 신치토세, 삿포로)

드디어 정든 도쿄에서의 마지막 순간이 왔다. 사실 도쿄는 어느 정도 계획을 짜고 왔기에 나름 체계적인(?) 동선과 꽉 찬 일정을 보낼 수 있었는데, 홋카이도는 정말 무계획이었다. 사실 도쿄여행을 하면서 자기 전에 계획을 짜려했으나 극한의 피로와 귀차니즘으로 인해 반포기상태랄까. 체념이랄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모드.. 아무튼 끝이 있으면 시작도 있는 법..! 가보자고 홋카이도..! 일주일 간 나에게 더없이 포근하고 소중한 보금자리였던 토세이 호텔. 이제 안녕..!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 우에노 역에 도착하자마자 나리타 공항 행 스카이라이너 열차 표를 구매하기 위해 창구로 갔다. 생각보다 긴 줄에 적잖이 당황했는데 시간 여유를 두고 도착해서 망정이지 비행기 시간이 촉박했더라면 아찔했을 듯하다. 스..

도쿄여행일지 5 (야메요코 시장, 우에노 공원, 도쿄 국립 박물관)

도쿄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바로 나리타 공항으로 가 비행기를 타고 홋카이도로 향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오늘이 도쿄에서 돌아다니는 마지막 일정인만큼 이 날은 부지런히 돌아다녀야겠다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마주 봤던 이 풍경을 이젠 못 보겠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몰려왔다. 오늘의 행선지는 '우에노'이다. 도쿄 최대 규모 로컬 재래시장인 '아메요코 시장'과 도심 속 공원이라 불리는 '우에노 공원'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나의 본진인 구라마에 역에서 정류장 2개만 거치면 우에노 역 주위인 우에노오카치마치 역에 다다른다. 지하철로는 금방이지만 걸어가기에는 애매한 거리이니 될 수 있으면 지하철을 이용하길 권한다. 역을 빠져나와..

도쿄여행일지 4 (부타가쿠니, 진보초 고서점, 신주쿠 나베조, 아사쿠사 센소지)

본격 여행자 모드로 4일째가 되니 몸이 고장 나기 시작했다. 허리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와서 아무리 약국에서 동전파스를 사서 덕지덕지 붙여놔도 소용이 없었고 무엇보다 무릎이 퉁퉁 부어서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밀려왔다. (tmi... 8년 전에 풋살 하며 깝치다가 그 어렵다는 십자인대 완파 경력을 보유하게 됨. 군대 다녀온 다음에 다쳐서 더 억울함..) 그래서 4일 차엔 과감히 휴식을 결정하고 하루종일 호텔에서 요양했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배가 고파서 나온 시점이 저녁 8시던가.. 어제 했던 식사의 감동을 잊지 못해서 히라지(hiiragi) 식당을 또 찾아갔다. 물론 가깝지 않았다면 다른 식당이라도 가서 대충 배를 채웠을 것이다. hiiragi 식당 위치는 구글맵으로..! https://maps.app...

도쿄여행일지 3 (롯폰기 힐스, 츠타야 서점, 메트로 햇)

처음 도쿄로 여행지를 잡았을 때 일주일이나 되는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나름의 카테고리를 정해서 갈 곳을 선정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워딩만 보면 무슨 거창한 목적이 있는 섹션 같지만 그런 거 1도 없었고ㅋ 그냥 날마다 컨셉잡아서 다니면 덜 심심하겠다라는 가볍디 가벼운 생각이었다. 정치는 국회의사당 문화는 아키하바라 벌써 두섹션을 클리어했으니 다음 목적지는 경제인데.. 나에게 경제는 그저 돈이고 그렇다면 도쿄에서 가장 부촌을 가보면 어떨까 해서 정한 곳이 바로 '롯폰기'다 (발음은 롯뽄기인데 한글표기로 롯폰기, 롯본기를 써서 뭐가 맞는지 모르겠음..) 일본에서 가장 부촌인 곳 중 하나이고 연예 기획사도 몰려있어서 운 좋으면 연예인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응.. 그런 거 없었어..) ..

도쿄여행일지 2 (국회도서관, 국회의사당, 아키하바라)

자기 전에 맥주 한 캔 마시고 눈을 잠깐 감고 뜨니 아침 9시, 벌써 해가 중천이다. 토세이 호텔 12층 복도에서 널찍한 복도 창문을 통해 밖을 보면 그 전경이 예상외로 훌륭하다. 새삼스레 교토와는 다른 느낌의 빌딩 숲이 눈앞에 펼쳐져있는 걸 보니 괜스레 두근거리기도 하고 도쿄라는 메가시티에서 '길 잃으면 어쩌지?' 졸리기도 하고 뭔가 복잡 미묘했지만 여행 특유의 흥분된 그런 감정이랄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아무튼 도쿄여행 2편 시작..! '쿠라마에 지하철 역' 이제부터 나의 모든 도쿄여행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나의 베이스캠프랄까 그 악명 높은 도쿄의 지하철에서 나에게 매일매일 출발의 두려움과 도착의 안락함을 선사할 역이다. 사진에서 우측 벽에 걸려있는 노선도를 보면 알겠지만 도쿄의 지하철은 외국..

도쿄여행일지 1 (나리타공항, 우에노 역)

블로그를 거의 2주를 쉬었다. 핑계 아닌 핑계를 대자면 약 3달간의 교토생활을 끝내고 도쿄로 보금자리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고 도쿄에 와서는 본격적인 여행자 모드로 지내다 보니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여행하자..) 심지어 블로그를 작성하기 위한 노트북은 지금쯤 인천항에 도달했으려나. 이사를 하면서 대부분의 짐을 한국으로 보냈기 때문에 지금도 깨알 같은 폰 자판을 두들기며 글을 작성하고 있다. 저번주 내내 미친놈처럼 도쿄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즐겼고 월요일인 어제 홋카이도에 도착했다. 지금 바로 홋카이도 여행을 기록해야 하지만 내 노화된 뇌세포들이 도쿄를 잊어가고 있는 걸 직감한 이상 빨리 기록해야 할 것 같아서 도쿄부터 차근차근 틈날 때마다 기록해야겠다. 가보자고!! 교토에서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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